1999년 9월 23일, NASA의 화성 탐사선 한 대가 화성 뒤편으로 돌아 들어간 뒤 다시 나타나지 않았어요. 9개월 넘게 우주를 날아 목적지에 도착한 바로 그날이었어요. 탐사선의 이름은 '화성 기후 궤도선(Mars Climate Orbiter)'이에요. 사고 원인은 우주의 위험이 아니라 지구의 소프트웨어 한 줄에 있었어요. 한쪽은 미국식 단위로, 다른 쪽은 미터법으로 계산했어요. 단위 하나가 3억 달러가 넘는 미션을 끝낸 과정을 따라가 볼게요.
화성의 날씨를 관측할 탐사선
화성 기후 궤도선은 NASA의 화성 탐사 계획 '마스 서베이어 98'의 하나였어요. 이름 그대로 화성의 대기와 기후를 관측하고, 같은 계획으로 보낸 착륙선 '마스 폴라 랜더'의 통신 중계도 맡을 예정이었어요. 탐사선은 미국 록히드 마틴이 만들었고, 비행과 항법은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가 맡았어요.

| 항목 | 기록 |
|---|---|
| 발사 | 1998년 12월 11일,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델타 II 로켓 |
| 화성 궤도 진입 시작 | 1999년 9월 23일 09:00:46(UTC) |
| 교신 두절 | 09:04:52(UTC), 예상보다 49초 일찍 |
| 임무 실패 선언 | 1999년 9월 25일 |
| 총비용 | 3억 2,760만 달러 |

탐사선은 어떻게 생겼나
| 항목 | 사양 |
|---|---|
| 발사 무게 | 638kg(추진제 포함) |
| 몸체 크기 | 높이 2.1m, 폭 1.6m, 깊이 2.0m |
| 전력 | 태양 전지판 3장, 화성에서 평균 500W, 펼친 길이 5.5m |
| 추진기 | 22N 추진기 4개, 0.9N 자세 제어 추진기 4개 |
| 주 엔진 | 640N, 화성 궤도 진입용 |
| 관측 장비 | 적외선 복사계(PMIRR), 컬러 카메라(MARCI) |
탐사선에는 관측 장비가 두 개 실려 있었어요. 적외선 복사계 PMIRR은 화성 대기와 표면의 열 적외선을 재서 고도 80km까지 대기의 온도 구조를 그리고, 고도 35km 이상까지 수증기 분포를 조사할 계획이었어요. 컬러 카메라 MARCI는 넓은 각도와 중간 각도 카메라 두 대로 화성 대기의 변화와 표면을 찍을 예정이었어요. 탐사선은 9.5개월 동안 6억 6,900만 km를 날아 화성에 도착했어요. 도착한 뒤에는 태양 전지판을 공기 브레이크처럼 써서 몇 주에 걸쳐 속도를 줄여 원 궤도로 들어갈 계획이었어요.
자세를 잡는 작은 추진기들은 켤 때마다 탐사선을 아주 조금씩 밀어내요. 한 번 한 번은 작지만 9개월 넘게 쌓이면 궤도가 달라져요. 그래서 이 미세한 힘의 크기를 정확히 계산해 항법 계산에 넣어야 했어요. 단위 착오가 끼어든 곳이 바로 이 계산이에요.
226km를 노렸는데 57km로 들어갔어요
화성에 도착한 탐사선은 엔진을 거꾸로 분사해 속도를 줄이고 궤도에 붙잡혀야 했어요. 계획한 진입 고도는 화성 표면에서 226km였어요. 9월 15일 마지막 궤도 수정에서 이 값이 맞춰졌어요. 그런데 진입이 가까워지자 항법팀의 추정치가 계속 낮아졌어요. 150~170km, 그리고 진입 24시간 전에는 110km까지 내려갔어요. 탐사선이 버틸 수 있는 최저 고도는 80km로 여겨졌어요.
9월 23일 탐사선은 계획대로 엔진을 점화하고 화성 뒤편으로 돌아 들어갔어요. 교신은 예상보다 49초 일찍 끊겼고 다시 이어지지 않았어요. 사고 뒤 계산으로는 탐사선이 화성 표면에서 57km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왔어요. 계획보다 169km 낮은 높이예요. 탐사선은 대기 속에서 부서졌거나 대기를 스치고 튕겨 나가 태양 주위를 도는 궤도로 떠났을 것으로 봐요.

궤도선은 어떻게 화성까지 갔나
화성 기후 궤도선은 델타 II 로켓에 실려 '호만 전이 궤도'로 화성에 갔어요. 호만 전이 궤도는 지구 궤도와 화성 궤도에 동시에 닿는 타원 궤도예요. 지구에서 출발할 때 한 번 속도를 올려 이 타원에 올라탄 뒤, 대부분의 시간은 엔진을 끄고 태양의 중력에 맡겨 날아가요. 연료를 가장 적게 쓰는 길이라 화성 탐사선이 흔히 쓰는 방법이에요. 대신 엔진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출발 때의 작은 오차나 비행 중의 작은 힘이 도착 지점을 크게 바꿀 수 있어요. 그래서 비행 중에 몇 차례 '궤도 수정'으로 경로를 다듬어요. 화성 기후 궤도선의 마지막 궤도 수정이 9월 15일의 네 번째 수정이었어요.
도착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탐사선은 화성 뒤편을 지나는 동안 주 엔진을 점화해 속도를 줄여야 화성 중력에 붙잡혀요. 이 순간 탐사선은 화성 뒤에 있어서 지구와 교신이 잠깐 끊기는 것이 정상이에요. 그래서 9월 23일 교신이 끊긴 것 자체는 예상된 일이었고, 문제는 예상보다 49초 일찍 끊겼다는 점과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예상보다 일찍 화성 뒤로 숨었다는 것은 탐사선이 계획보다 화성에 더 가깝게 지나갔다는 신호였어요.
파운드힘과 뉴턴, 4.45배의 차이
원인은 탐사선의 자세를 잡으려고 작은 추진기를 켤 때마다 생기는 '충격량' 계산에 있었어요. 충격량은 힘에 시간을 곱한 값이에요. 록히드 마틴의 지상 소프트웨어는 이 값을 '파운드힘·초' 단위로 내보냈어요. 두 기관이 미리 정한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규격과 다른 단위였어요. 이 값을 받아 궤도를 계산하는 NASA의 소프트웨어는 미터법 단위인 '뉴턴·초'를 기대했어요.
1파운드힘은 약 4.45뉴턴이에요. 그러니 파운드힘·초로 적힌 숫자를 뉴턴·초로 읽으면 실제 충격량의 약 4.45분의 1로 받아들이게 돼요. 추진기가 탐사선을 밀어낸 효과가 실제보다 훨씬 작게 계산된 거예요. 9개월이 넘는 비행 동안 이 작은 오차가 쌓이면서 항법팀이 생각한 궤도와 실제 궤도가 점점 벌어졌어요.
| 구분 | 단위 | 1단위의 크기 |
|---|---|---|
| 록히드 마틴 소프트웨어가 낸 값 | 파운드힘·초(lbf·s) | 약 4.45N·s |
| NASA 항법 소프트웨어가 기대한 값 | 뉴턴·초(N·s) | 1N·s |
| 결과 | 같은 숫자를 다른 단위로 읽음 | 약 4.45배 차이 |
충격량이란 무엇일까
충격량은 힘의 크기에 그 힘이 작용한 시간을 곱한 값이에요. 같은 힘이라도 오래 밀면 물체의 운동이 더 많이 바뀌어요. 미터법에서는 힘의 단위로 뉴턴(N)을 써요. 1뉴턴은 질량 1kg인 물체를 초당 1m/s씩 빨라지게 하는 힘이에요. 미국식 단위의 파운드힘(lbf)은 질량 1파운드인 물체가 지구 표준 중력에서 받는 무게예요. 이름에 '파운드'가 들어가지만 질량이 아니라 힘의 단위라는 점이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에요. 1파운드힘·초를 뉴턴·초로 바꾸려면 4.448을 곱해야 하는데, 이 곱셈이 빠진 채 숫자만 전달된 것이 사고의 핵심이었어요.
경고는 있었어요
단위 착오 자체보다 더 아픈 대목은 그것을 잡을 기회가 있었다는 점이에요. 항법팀의 두 사람은 궤도 계산이 맞지 않는다는 우려를 제기했어요. 하지만 정해진 서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우려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회의에서는 다섯 번째 궤도 수정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실행되지 않았어요.
사고 조사 위원회는 1999년 11월 10일 1차 보고서를 냈어요. NASA의 우주 과학 담당 부국장 에드워드 와일러는 실패가 NASA의 시스템 공학과 점검 체계에 있었다고 말했어요. 한 회사가 단위를 잘못 쓴 것이 아니라, 그런 실수를 잡아내야 할 확인 과정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평가예요.
예산 부족이라는 배경
더 넓은 배경도 있어요. 화성 탐사 계획의 독립 평가팀을 이끈 토머스 영은 마스 서베이어 98 계획이 '적어도 30% 예산이 부족했다'고 지적했어요. 부족한 예산과 부실한 관리가 근본 원인으로 꼽혀요. 그리고 같은 계획의 착륙선 마스 폴라 랜더도 약 두 달 반 뒤인 1999년 12월 화성 착륙 과정에서 연락이 끊겼어요. 한 해에 화성 탐사선 두 대를 잃은 거예요.
| 항목 | 비용 |
|---|---|
| 탐사선 개발(궤도선과 착륙선) | 1억 9,310만 달러 |
| 운영 | 4,280만 달러 |
| 발사 | 9,170만 달러 |
| 합계 | 3억 2,760만 달러 |
못다 한 관측은 어떻게 됐을까
화성 기후 궤도선이 하려던 일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컬러 카메라 MARCI 사업은 화성 정찰 궤도선(Mars Reconnaissance Orbiter)에 다시 실렸고, 위키백과는 화성 정찰 궤도선이 원래 이 탐사선의 목표 대부분을 이뤘다고 적고 있어요.
조사 기록에 나온 원인을 정리하면 이래요. 직접적인 원인은 지상 소프트웨어가 규격과 다른 단위로 값을 낸 것이에요. 그리고 그 뒤에는 이상 징후를 제기한 항법팀원의 우려가 서식 문제로 묻힌 일, 검토하기로 한 다섯 번째 궤도 수정이 실행되지 않은 일, 예산 부족과 관리 부실이 있었어요. 하나의 잘못이 아니라 여러 겹의 안전장치가 함께 비어 있었다는 것이 이 사고의 결론이에요.
숫자로 다시 보는 화성 기후 궤도선
1파운드힘은 정확히 4.4482216152605뉴턴이에요. 1파운드(0.45359237kg)의 질량이 지구 표준 중력 가속도 9.80665m/s²에서 받는 힘이에요. 반올림하면 4.45예요. 계획 고도 226km와 실제 57km의 차이는 169km로, 계획 고도의 약 75%를 잃은 셈이에요. 1998년 12월 11일 발사부터 1999년 9월 23일 도착까지는 286일이에요. 총비용 3억 2,760만 달러는 위키백과의 주석에 따르면 2024년 가치로 약 5억 8,600만 달러예요.
이 사고는 인터페이스 규격과 단위 표기가 왜 중요한지 보여 주는 사례로 남았어요. 숫자 옆에 단위를 적는 습관, 그리고 이상하다는 목소리를 서식보다 먼저 듣는 문화가 왜 필요한지 보여 주는 사례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