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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과학

로이유리란? 은(Ag) 코팅 복층유리가 빛은 통과시키고 열은 반사하는 원리와 코팅면 위치

로이(Low-E)유리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수천 배 얇은 은 코팅으로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실내의 적외선 복사열은 되돌려 보내요. 방사율이 무엇인지, 일반 복층유리와 로이유리의 열관류율 차이, 소프트·하드 코팅, 코팅면 위치(2면·3면), 결로와 휴대폰 신호 이야기까지 정리했어요.

주전자와 수건이 놓인 주방

이사나 창호 교체를 알아보다 보면 꼭 듣게 되는 단어가 있어요. 로이유리예요. 로이유리로 하면 난방비가 줄고 결로도 덜 생긴다고들 하는데, 겉으로 보기엔 일반 유리와 거의 차이가 없어요. 약간 푸르스름하거나 은은하게 반사되는 정도죠. 그런데 이 투명한 유리 표면에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얇은 은(Ag) 막이 입혀져 있고, 이 막이 빛과 열을 구별해서 다르게 대하는 재주를 부려요. 오늘은 로이유리가 어떻게 빛은 통과시키고 열은 붙잡는지, 그리고 창호를 고를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쉽게 풀어 드릴게요.

창문으로 열이 빠져나가는 세 가지 길

겨울철 집 안의 열이 창문으로 빠져나가는 길은 세 가지예요. 첫째는 전도예요. 따뜻한 유리 안쪽 면에서 차가운 바깥 면으로 유리 자체를 통해 열이 전달되는 거죠. 둘째는 대류예요. 복층유리 사이 공기층의 공기가 따뜻한 쪽에서 데워져 올라가고 차가운 쪽에서 식어 내려가며 열을 나르는 거예요. 셋째가 복사예요. 모든 물체는 온도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내뿜는데, 따뜻한 실내 쪽 유리가 차가운 바깥쪽 유리를 향해 적외선을 내보내며 열을 잃어요.

복층유리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에 공기층을 두어 전도를 크게 줄여요. 공기는 유리보다 열을 훨씬 잘 막는 단열재거든요. 그런데 복사는 공기층을 그냥 건너뛰어요. 적외선은 빛의 일종이라 공기가 있든 없든 공간을 가로질러 전달되기 때문이에요. 일반 복층유리에서 공기층을 가로지르는 열의 상당 부분이 바로 이 복사로 빠져나가요. 로이유리는 이 세 번째 길을 막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에요.

방사율이 낮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로이(Low-E)는 낮은 방사율(Low Emissivity)의 줄임말이에요. 방사율은 어떤 표면이 같은 온도의 이상적인 흑체에 비해 적외선을 얼마나 잘 내뿜는지를 0에서 1 사이 숫자로 나타낸 거예요. 일반 유리 표면의 방사율은 약 0.84로 꽤 높아서, 적외선을 잘 흡수하고 잘 내뿜어요. 반면 로이 코팅 표면은 방사율이 제품에 따라 대략 0.02~0.2 수준까지 낮아요. 방사율이 낮다는 건 적외선을 잘 내뿜지 않고, 반대로 받은 적외선은 대부분 반사한다는 뜻이에요.

복사로 전달되는 열은 두 표면의 방사율에 크게 좌우돼요. 공기층을 마주 보는 두 유리면 중 하나만 로이 코팅이 되어 있어도, 그 면이 적외선을 거의 흡수하지 않고 되돌려 보내기 때문에 공기층을 건너는 복사열이 크게 줄어들어요. 간단히 말해 로이 코팅은 적외선에게는 거울처럼 행동하는 막이에요. 스테판-볼츠만 법칙에 따르면 물체가 내뿜는 복사 에너지는 절대온도의 네제곱과 방사율에 비례하니, 방사율을 0.84에서 0.1 이하로 낮추면 복사 열전달이 몇 분의 일로 줄어드는 셈이에요.

은은 빛을 통과시키면서 적외선을 반사해요

그런데 금속인 은을 유리에 입히면 거울처럼 불투명해지지 않을까요? 비밀은 두께에 있어요. 로이유리의 은 층은 대략 10나노미터 안팎,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 분의 일 정도로 얇아요. 금속 속에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들이 있는데, 파장이 긴 적외선이 오면 이 전자들이 따라 흔들리며 빛을 되돌려 보내요. 반면 파장이 짧은 가시광선에 대해서는, 이렇게 얇은 막에서 전자들이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고 빛의 상당 부분이 통과해요. 은 층 위아래에 굴절률이 다른 산화물 층을 겹겹이 쌓아 가시광선의 반사를 줄이고 투과율을 높이는 설계도 함께 들어가요.

결과적으로 로이유리는 눈에 보이는 빛은 대부분 통과시켜 방을 밝게 유지하면서, 실내의 사람과 가구, 벽이 내뿜는 파장이 긴 적외선은 실내 쪽으로 되돌려 보내요. 햇빛 속 근적외선을 얼마나 통과시킬지는 은 층의 수와 설계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요. 은 층을 한 겹, 두 겹, 세 겹으로 늘린 싱글·더블·트리플 로이는 햇빛의 열까지 더 많이 막아서 여름철 냉방 부하를 줄이는 데 유리해요. 대신 가시광선 투과율이 조금 낮아지고 색감이 달라질 수 있어요.

숫자로 보는 단열 성능 차이

창호의 단열 성능은 열관류율(U값)로 비교해요. 실내외 온도 차가 1°C일 때 창 1제곱미터를 통해 1초에 빠져나가는 열을 와트로 나타낸 값이라, 낮을수록 단열이 좋아요. 제품과 공기층 두께, 창틀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적인 유리 부분 값을 보면, 단판 유리는 5.5~6 W/m²K 정도, 일반 복층유리는 2.7~3 정도, 로이 복층유리는 1.5~1.8 정도, 여기에 공기 대신 아르곤 가스를 넣으면 1.1~1.4 정도까지 낮아져요. 일반 복층유리에서 로이 아르곤 복층유리로 바꾸면 유리를 통한 열손실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에요.

유리 구성대략적인 유리 열관류율(W/m²K)특징
단판 유리5.5~6결로가 잘 생기고 단열이 약함
일반 복층유리(공기층)2.7~3전도·대류는 줄었지만 복사 손실이 큼
로이 복층유리(공기층)1.5~1.8복사 손실을 크게 줄임
로이 복층유리 + 아르곤1.1~1.4가스의 낮은 열전도로 추가 개선
로이 삼중유리 + 아르곤0.6~0.9패시브하우스급, 무겁고 비쌈

간단한 계산으로 체감해 볼게요. 거실 창의 유리 면적이 6제곱미터이고, 실내 20°C, 바깥 0°C로 온도 차가 20°C라면, 열관류율 2.8인 일반 복층유리는 2.8 × 6 × 20 = 336W의 열이 빠져나가요. 1.2인 로이 아르곤 유리라면 1.2 × 6 × 20 = 144W예요. 1시간이면 약 0.19kWh의 열 차이가 나고, 하루 종일이면 4kWh가 넘어요. 창틀과 틈새, 커튼 유무에 따라 실제 값은 달라지지만, 겨울 내내 누적되면 난방비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생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소프트 로이와 하드 로이

로이 코팅은 만드는 방식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어요. 소프트 로이는 진공 속에서 은과 산화물을 여러 겹 얇게 증착하는 스퍼터링 방식으로 만들어요. 방사율이 매우 낮아 단열 성능이 뛰어나지만, 은 층이 공기 중의 습기와 산소에 약하고 긁힘에도 약해요. 그래서 반드시 복층유리 안쪽, 밀봉된 공기층을 향하는 면에만 쓸 수 있어요. 하드 로이는 유리를 만드는 뜨거운 공정 중에 산화주석 같은 금속 산화물을 표면에 녹여 붙이는 방식이에요. 단단해서 공기에 노출돼도 괜찮지만, 방사율이 소프트 로이보다 높아 단열 성능은 조금 떨어져요. 현재 건물용 로이유리는 성능이 좋은 소프트 로이가 주류예요.

코팅면 위치가 중요한 이유

복층유리의 유리면은 바깥에서부터 1면, 2면, 3면, 4면으로 번호를 매겨요. 1면은 바깥 공기에 닿는 면, 2면과 3면은 공기층을 마주 보는 안쪽 면, 4면은 실내에 닿는 면이에요. 소프트 로이 코팅은 2면이나 3면에 들어가는데, 어느 면이냐에 따라 효과가 조금 달라져요. 코팅이 바깥 유리의 안쪽인 2면에 있으면 햇빛의 열이 바깥 유리에서 걸러져 실내로 덜 들어오므로 여름철 차폐에 유리해요. 코팅이 실내 유리의 바깥쪽인 3면에 있으면 햇빛의 열은 비교적 많이 들여보내면서 실내 열은 붙잡아 겨울철 난방에 유리한 쪽으로 작동해요.

우리나라처럼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기후에서는 향과 용도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요. 남향 거실처럼 겨울 햇빛을 들이고 싶은 창은 3면 코팅이나 태양열 투과율이 높은 로이를, 서향처럼 여름 오후 햇빛이 강한 창은 2면 코팅이나 차폐 성능이 높은 로이를 고려하는 식이에요. 시공된 창의 코팅면을 확인하고 싶다면 라이터 불꽃을 유리에 비춰 보는 방법이 있어요. 유리면마다 불꽃 반사가 하나씩 보이는데, 코팅된 면의 반사만 색이 다르게 보여요. 전용 로이 감지기를 쓰면 더 정확해요.

결로와 휴대폰 신호, 알아 둘 점

로이유리는 결로에도 도움이 돼요. 실내 쪽 유리 표면이 덜 차가워지기 때문이에요. 일반 복층유리보다 실내 쪽 유리 표면온도가 높게 유지되어 이슬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줄어들어요. 다만 결로는 유리보다 창틀과 유리 가장자리의 간봉 부분에서 더 먼저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알루미늄 간봉 대신 단열 간봉(웜엣지)을 쓴 제품을 고르면 가장자리 결로도 줄일 수 있어요. 흥미롭게도 성능이 아주 좋은 로이 삼중유리는 바깥 유리 표면이 매우 차가워져서, 서늘하고 맑은 아침에 바깥면에 이슬이 맺히기도 해요. 이건 단열이 잘된다는 증거라서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은 코팅은 전파에도 영향을 줘요. 금속 막이 전자기파를 반사하거나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로이유리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휴대폰 신호가 약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건물 전체를 로이유리로 두른 사무실에서 창가 근처임에도 신호가 약한 이유 중 하나예요. 일반 가정에서는 벽과 문, 다른 창을 통해 신호가 들어오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신호가 원래 약한 지역이라면 참고해 두세요. 차량 유리 중 일부 열차단 코팅도 같은 이유로 하이패스나 내비게이션 신호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로이유리를 설치했는데도 겨울에 창가가 춥다면 유리가 아닌 다른 곳을 의심해 보세요. 창틀과 창짝 사이의 틈으로 새는 외풍, 창틀 주변 벽과의 접합부 단열 결함, 오래된 레일의 모헤어 마모 같은 기밀 문제는 유리 성능과 별개로 열을 빼앗아 가요. 또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밤에 내리면 창 앞에 공기층이 하나 더 생겨 열손실을 추가로 줄일 수 있어요. 좋은 유리는 출발점이고, 틈새 관리와 생활 습관이 더해져야 제 성능을 다 발휘해요.

창호 고를 때 체크리스트

  •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과 열관류율(U값)을 확인해요.
  • 로이 코팅 종류(싱글·더블·트리플)와 코팅면 위치를 확인해요.
  • 공기층에 아르곤 가스가 들어갔는지 확인해요.
  • 간봉이 단열 간봉(웜엣지)인지 확인해요.
  • 창틀 재질과 기밀성, 시공 품질도 유리만큼 중요해요.

자주 묻는 질문

Q. 로이유리는 여름에도 효과가 있나요? A. 네, 실외의 뜨거운 표면이 내뿜는 적외선이 들어오는 걸 줄이고, 태양열 차폐형 로이는 햇빛의 열도 줄여 줘요. Q. 기존 창에 로이 필름을 붙여도 되나요? A. 로이 필름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복층유리에 필름을 붙이면 열 스트레스로 유리가 깨질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제조사 권장 여부를 확인하세요. Q. 로이유리는 색이 있나요? A. 제품에 따라 약간 푸르거나 은빛 반사가 있지만,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예요.

정리하면, 로이유리는 10나노미터 안팎의 얇은 은 코팅으로 방사율을 크게 낮춰, 가시광선은 통과시키면서 공기층을 건너는 적외선 복사열을 되돌려 보내요. 일반 복층유리가 막지 못하던 복사 손실을 줄여 열관류율을 크게 낮추고, 실내 쪽 유리를 따뜻하게 유지해 결로도 줄여 줘요. 코팅면 위치와 은 층 수, 아르곤 가스, 단열 간봉까지 함께 확인하면 우리 집에 맞는 창을 고를 수 있어요. 창문 하나 바꾸는 일에도 이렇게 정교한 빛의 과학이 숨어 있답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