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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숫자 상식

볼츠만 엔트로피 공식 S=k ln W: 미시 상태의 수에 로그를 쓰는 이유

볼츠만 엔트로피 S=kB ln W의 뜻과 성립 조건, 미시 상태·거시 상태의 차이, 깁스 엔트로피와 열역학적 엔트로피의 연결을 계산으로 설명합니다.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의 이름이 붙은 공식 S=kB ln W는 눈에 보이는 온도와 압력 같은 거시적 성질을 원자와 분자의 가능한 배열 수로 연결합니다. 여기서 S는 엔트로피, kB는 볼츠만 상수, W는 주어진 거시 상태와 양립하는 접근 가능한 미시 상태의 수입니다. 식은 짧지만 W가 무엇인지, 모든 상태가 같은 확률인지부터 확인해야 정확하게 쓸 수 있습니다.

등확률인 접근 가능한 미시 상태가 W개인 고립계에서는 S=kB ln W입니다.

거시 상태와 미시 상태는 어떻게 다를까

기체의 부피, 압력, 온도처럼 몇 개의 수치로 기술한 모습이 거시 상태입니다. 반면 모든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허용되는 정밀도로 지정한 한 가지 배열은 미시 상태입니다. 같은 온도와 부피를 만드는 입자 배열은 대단히 많습니다. 관찰자는 그 하나하나를 추적하지 않고 수많은 배열을 하나의 거시 상태로 묶어 다룹니다.

동전 네 개를 던져 앞면 수만 기록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앞면 두 개라는 거시 결과를 만드는 배열은 앞앞뒤뒤, 앞뒤앞뒤 등 6개입니다. 앞면 네 개를 만드는 배열은 하나뿐입니다. 공정하고 독립적인 동전이라면 앞면 두 개 결과가 더 자주 보이는 까닭은 그 결과에 해당하는 미시 배열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열역학계는 동전보다 훨씬 많은 입자를 포함하므로 이 수의 차이가 압도적으로 커집니다.

왜 W가 아니라 ln W일까

서로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 두 독립계 A와 B를 합치면 전체 미시 상태 수는 WA×WB가 됩니다. A의 각 상태와 B의 각 상태를 한 쌍으로 묶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엔트로피 같은 광범위량은 두 계를 합칠 때 SA+SB처럼 더해져야 합니다. 자연로그는 곱을 합으로 바꾸므로 ln(WA×WB)=ln WA+ln WB가 성립합니다. S=kB ln W라고 두면 미시 상태는 곱해지고 엔트로피는 더해지는 두 요구가 동시에 맞습니다.

예를 들어 가능한 상태가 10개인 계와 100개인 계를 합치면 전체 상태는 1,000개입니다. 엔트로피는 kB ln10+kB ln100=kB ln1000입니다. W가 두 배가 되면 증가량은 ΔS=kB ln2입니다. 상태 수의 절대 차이가 아니라 비율이 엔트로피 차이를 정한다는 점도 로그에서 바로 확인됩니다.

볼츠만 상수는 어떤 역할을 할까

kB는 미시적 상태 수의 무차원 로그를 열역학적 엔트로피 단위인 J/K로 바꾸는 비례상수입니다. 국제단위계에서 그 값은 정확히 1.380649×10⁻²³J/K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2019년 시행된 SI 개정에서는 이 고정값을 이용해 켈빈을 정의합니다. 입자 하나 수준에서는 매우 작은 값이지만 아보가드로수 규모의 입자가 모이면 측정 가능한 거시적 엔트로피가 됩니다.

간단한 조합 계산으로 보는 엔트로피

구별 가능한 입자 N개가 상자의 왼쪽과 오른쪽에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전체 배열은 2ᴺ개입니다. 왼쪽에 n개가 있는 거시 상태의 배열 수는 이항계수 W=N!/[n!(N−n)!]입니다. N=10일 때 모두 왼쪽인 상태는 W=1이지만 5개씩 나뉜 상태는 W=252입니다. 따라서 두 상태의 엔트로피 차이는 kB ln252입니다.

N이 커질수록 절반씩 나뉜 부근의 조합 수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처음 한쪽에 몰린 기체가 칸막이를 제거한 뒤 공간 전체로 퍼지는 과정은 흔히 관찰되지만, 퍼진 모든 분자가 우연히 다시 한쪽 절반으로 모이는 과정은 사실상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역과정이 물리 법칙으로 금지된 것이 아니라 해당 미시 상태의 비율이 극도로 작기 때문입니다.

열역학 제2법칙과 확률

고립계의 엔트로피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열역학 제2법칙은 통계역학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미시 상태를 가진 거시 상태로 계가 이동한다는 설명과 연결됩니다. 작은 계와 짧은 시간 규모에서는 엔트로피의 순간적인 요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시적인 입자 수에서는 큰 감소에 해당하는 상태의 비율이 너무 작아 일상적 관측에서 제2법칙이 안정적인 법칙으로 나타납니다.

이 설명을 ‘자연은 항상 무질서해진다’로만 줄이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무질서는 정량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일상어이고, 엔트로피는 선택한 거시 변수와 접근 가능한 상태, 확률분포에 따라 계산되는 물리량입니다. 결정이 액체보다 구조적으로 정돈되어 보인다는 인상만으로 전체 과정의 엔트로피 변화를 판정할 수도 없습니다. 계와 주변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모든 미시 상태의 확률이 같지 않다면

S=kB ln W는 주어진 에너지 범위의 접근 가능한 미시 상태가 같은 확률을 갖는 미시정준 앙상블에서 바로 적용됩니다. 상태 i의 확률이 pi로 서로 다르면 더 일반적인 깁스 엔트로피 S=−kBΣpi ln pi를 사용합니다. W개 상태가 모두 pi=1/W라면 이 식은 −kB×W×(1/W)ln(1/W)=kB ln W가 되어 볼츠만 공식으로 돌아옵니다.

확률이 한 상태에 1로 몰리면 깁스 엔트로피는 0입니다. 두 상태가 각각 1/2이면 kB ln2입니다. 이 계산은 가능한 상태의 개수만이 아니라 확률이 얼마나 분산되어 있는지도 반영합니다. 연속 변수나 양자계에서는 상태 공간과 밀도행렬에 맞는 정의가 필요하며, 단순히 경우의 수를 세는 식을 아무 문제에나 적용할 수 없습니다.

정보 엔트로피와 단위의 차이

섀넌 정보 엔트로피 H=−Σpi log₂pi는 형태가 깁스 엔트로피와 같습니다. 밑이 2이면 단위는 비트이고, 자연로그를 쓰면 내트입니다. 통계역학의 식에는 kB가 붙어 J/K 단위를 갖습니다. 수학적 구조는 같지만 정보량과 열역학적 엔트로피를 단위 확인 없이 곧바로 같은 물리량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흑체복사와 이어지는 통계적 계산

에너지 상태를 양자화하고 각 상태의 점유 확률을 계산하는 과정은 플랑크 복사 공식이 자외선 파탄을 피한 원리로 이어집니다. 그 스펙트럼을 모든 파장에 대해 적분하면 슈테판-볼츠만 법칙의 T⁴ 비례가 나옵니다. 세 공식은 서로 다른 문제를 다루지만 미시 상태의 통계가 거시적 열현상을 정한다는 공통 기반을 가집니다.

계산할 때 확인할 조건

  1. W가 단순히 상상 가능한 모든 배열이 아니라 제약 조건 아래 접근 가능한 미시 상태 수인지 확인합니다.
  2. S=kB ln W를 쓸 때 상태들이 등확률이라는 조건을 확인합니다.
  3. 확률이 다르면 S=−kBΣpi ln pi를 사용합니다.
  4. 엔트로피 변화는 계의 경계와 주변을 어디까지 포함했는지 밝힙니다.
  5. 엔트로피를 정량 정의 없이 무질서와 동일시하지 않습니다.

핵심 정리

볼츠만 공식은 거시 상태 하나에 대응하는 미시 상태가 많을수록 엔트로피가 크다는 관계를 나타냅니다. 자연로그는 독립계의 상태 수 곱을 엔트로피의 합으로 바꾸고, 볼츠만 상수는 그 로그를 J/K 단위로 연결합니다. 등확률 가정이 성립하지 않을 때는 깁스 엔트로피로 확장해야 하며, 이 구분이 공식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엔트로피 차이를 계산하는 예

두 거시 상태의 미시 상태 수가 각각 W₁과 W₂라면 엔트로피 차이는 ΔS=kB ln(W₂/W₁)입니다. W 자체가 천문학적으로 커도 비율을 먼저 구하면 계산이 간단해집니다. 몰 단위에서는 kB에 아보가드로 상수를 곱한 기체상수 R를 사용해 같은 통계 구조를 거시적 단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단, 실제 기체나 상전이의 엔트로피를 조합 수 하나로 구하려면 에너지 준위, 입자 구별 가능성, 양자통계와 부피 같은 조건을 올바르게 반영해야 합니다.

엔트로피의 절대값보다 과정 전후의 차이를 측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로그 밑과 같은 상태 정의를 유지해야 그 차이가 물리적으로 비교 가능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