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150명까지 진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숫자는 던바의 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억하기 쉽지만 ‘151번째 친구가 생기면 누군가를 잊는다’는 뇌의 저장 용량처럼 받아들이면 연구의 의미가 크게 달라집니다. 친구가 150명보다 적다고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기준도 아닙니다.
던바의 수는 사회관계를 유지하는 데 인지 능력과 시간의 제약이 있다는 연구 흐름에서 나온 추정입니다. 정확히 어떤 관계를 셌는지, 어떤 동물 자료로 인간을 추정했는지, 평균과 한계를 어떻게 구분했는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숫자 자체보다 이 질문들을 함께 살펴야 일상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150은 뇌세포를 세어 얻은 숫자가 아닙니다
로빈 던바의 1992년 연구는 영장류의 신피질 크기와 집단 크기 등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인간에 관한 유명한 추정은 다른 영장류에서 관찰한 관계를 인간에게 확장하는 방식과 연결됩니다. 사람 150명을 외운 뒤 다음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지 실험해 얻은 한계가 아닙니다. 1992년 원 연구가 이 가설의 출발점입니다.
여기서 신피질의 상대적 크기는 뇌 전체 크기와 단순히 같은 말이 아닙니다. 어떤 비율과 변수를 사용하고 집단 크기를 어떻게 정의하는지가 분석에 들어갑니다. 서로 다른 종에서 두 변수가 함께 달라졌다고 해서 개인 한 명의 뇌 크기를 재면 친구 수가 바로 나온다는 뜻도 아닙니다. 종 사이의 비교와 사람 사이의 개인차는 분석 수준이 다릅니다.
누구를 친구로 세느냐가 먼저입니다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 얼굴과 이름을 아는 사람, 한 해 동안 대화한 사람, 어려운 일을 털어놓을 사람은 서로 다른 집합입니다. 같은 사람에게 이 네 질문을 하면 네 숫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진짜 친구 수인지 하나로 정하기보다 조사 목적에 맞는 관계의 정의를 명시해야 비교할 수 있습니다.
| 세는 대상 | 예시 기준 | 해석할 때의 한계 |
|---|---|---|
| 등록된 연결 | 연락처 또는 친구 목록 | 교류가 없는 계정도 포함 |
| 최근 교류 | 정한 기간 안에 대화 | 기간과 채널에 따라 달라짐 |
| 지속적 관계 | 서로 알고 교류를 이어감 | 관계의 기준을 정해야 함 |
| 도움을 청할 관계 | 개인적인 어려움을 말할 수 있음 | 전체 지인 수와 다름 |
가상의 예로 연락처는 600개이고 지난 한 달 대화한 사람은 50명이며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은 4명일 수 있습니다. 이 숫자들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600명 모두에게 매달 깊은 이야기를 한다는 가정을 붙일 때에만 충돌합니다. 던바의 수를 설명하면서 가장 가까운 친구의 수와 넓은 관계망의 크기를 섞지 않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관계에는 같은 강도의 연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던바의 연구 흐름은 개인 관계망 안에 친밀도가 다른 층위가 있다는 점도 다룹니다. 2016년 영국의 온라인 관계망 연구는 페이스북 친구 수와 더 안쪽의 지지 관계 등을 구분해 조사했습니다. 연구자는 온라인 관계망의 규모와 층위가 오프라인 연구에서 관찰한 범위와 유사하다고 보고했습니다. 2016년 원 연구 초록을 보면 무엇을 측정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인원수의 원을 여러 겹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까운 몇 명과 넓은 지인 집단을 구분하는 설명은 유용할 수 있지만, 특정 층에 몇 명이 있어야 정상이라고 정할 수는 없습니다. 관계의 성격도 가족, 동료, 취미 모임 사이에서 다르고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함께 맡기도 합니다.
층위의 숫자가 안쪽 사람을 포함하는 누적 인원인지, 각 층에 새로 더해지는 인원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상의 관계망에서 가까운 5명이 더 넓은 20명 안에 포함된다면 전체는 25명이 아니라 20명입니다. 도식의 원마다 적힌 수를 무조건 더하면 같은 사람을 중복 계산할 수 있습니다.
150을 절대 한계로 보는 해석에는 비판이 있습니다
2021년 린덴포르스와 동료들은 영장류 자료와 비교 방법을 다시 검토했습니다. 인간 집단 크기 추정은 방법과 변수에 따라 크게 달랐고 불확실성 구간도 넓었습니다. 연구는 이런 외삽에서 인간 사회관계의 명확한 인지적 상한을 얻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재분석 논문은 150이라는 단일 숫자의 근거를 평가할 때 중요한 반론입니다.
같은 논문은 추정 평균과 상한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평균이 150이라는 자료가 있다고 가정해도, 그 자료만으로 아무도 150을 넘을 수 없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평균 신장이 어떤 값이라는 사실이 그보다 큰 사람의 존재를 금지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평균·중앙값·관측 최댓값·이론적 한계는 각각 다른 개념입니다.
재분석의 한 모형은 추정값 69.2와 3.8~292.0의 넓은 95% 구간을 제시했습니다. 이 숫자를 새로운 정답인 ‘친구는 69명’으로 바꾸는 것도 잘못입니다. 여기서 읽어야 할 것은 추정의 불확실성과 분석 선택의 영향입니다. 위아래 범위가 넓다는 사실은 정밀한 개인별 제한 숫자를 얻었다는 주장과 맞지 않습니다.
비판이 있다고 인간관계가 무한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상한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말과 시간이나 주의가 무한하다는 말은 다릅니다. 하루가 유한하므로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대화하는 데 쓸 시간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다만 그 제약을 한 가지 숫자로 환산하려면 만남의 길이, 빈도, 함께 만나는 방식 등 많은 가정을 정해야 합니다.
가상의 시간표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대화에 일주일 6시간, 즉 360분을 쓸 수 있고 한 번의 개별 대화에 30분을 쓴다고 가정하면 12번의 대화가 가능합니다. 12명을 매주 만날 수도 있고 48명을 4주에 한 번씩 만날 수도 있습니다. 이 예시는 시간 배분의 산수이며 관계 유지에 필요한 과학적 권장 시간을 제시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여럿을 함께 만나고 통학이나 업무 중 대화하기도 하므로 사람 수에 같은 시간을 단순 곱하는 방식은 제한적입니다. 어떤 관계는 오래 연락하지 않아도 신뢰가 이어지고 어떤 관계는 자주 조율해야 합니다. 계산은 자신이 약속한 일정이 가능한지 점검하는 데 쓰되 인간관계의 질을 평가하는 점수로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사람이 바뀌어도 시간 배분 패턴은 남을 수 있습니다
사라마키와 동료들의 2014년 연구는 전화 기록과 설문을 통해 개인이 관계망 안에서 소통을 배분하는 패턴을 살폈습니다. 가까운 일부 사람에게 통화가 집중되고, 구성원이 바뀌어도 개인 특유의 배분 양상이 비교적 유지되는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사회적 서명 연구는 관계망을 단순한 명단 이상으로 보는 예입니다.
이를 새 친구가 생기면 기존 친구를 반드시 한 명 버린다는 교환 법칙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정 연구에서 통화 배분 패턴이 안정적이었다는 결과와 모든 인간관계가 고정된 자리 수를 놓고 경쟁한다는 주장은 다릅니다. 전화에 잡히지 않는 만남과 다른 소통 채널도 있을 수 있어 측정 범위를 함께 봐야 합니다.
SNS 연결 수가 커도 같은 관계를 뜻하지 않습니다
팔로워 수는 콘텐츠를 받아보는 연결을 셀 수 있고 친구 목록은 플랫폼에서 승인한 연결을 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최근 상황을 아는 정도나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까지 자동으로 측정하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이 만 명에게 글을 전달하는 능력과 만 명 각각의 상황을 알고 개별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은 다른 과제입니다.
온라인 관계를 가짜라고 단정할 이유도 없습니다. 멀리 사는 사람과 연락을 이어 가거나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온라인인지 오프라인인지 하나로 가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호작용이 실제로 일어나는지입니다. 플랫폼의 연결 숫자만으로 친밀함을 높거나 낮게 평가하면 이 내용을 놓칩니다.
조직 인원을 150명에 맞추면 해결될까요?
친구 관계망과 회사의 협업 구조는 같지 않습니다. 회사에는 역할, 문서, 보고 체계, 담당 부서 같은 장치가 있고 모든 구성원이 서로 깊이 알아야만 일이 진행되는 것도 아닙니다. 150이라는 수만으로 조직을 나누면 어떤 협업 문제가 해결될지 별도의 근거가 필요합니다. 관리 기준으로 쓰려면 실제 업무 흐름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서로 한 번씩 개별 연락한다고 가정한 연결 수는 n(n−1)÷2입니다. 10명은 45쌍, 20명은 190쌍이므로 인원이 두 배라고 가능한 쌍도 두 배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산수는 모든 쌍이 실제로 매번 연락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필요한 연락을 줄이거나 역할을 나누면 실제 소통 부담은 달라집니다.
이 예시는 규모가 커질 때 조율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지 150명이 특별한 수학적 임계점이라는 증명은 아닙니다. 문서가 없어서 같은 질문이 반복되는 문제라면 인원수를 줄이기보다 정보를 찾기 쉽게 만드는 방식이 더 직접적일 수 있습니다. 관계 연구의 숫자를 조직 처방으로 옮길 때에는 적용 대상과 문제의 구조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친한 친구가 몇 명 안 되면 부족한가요?
던바의 수는 개인의 사회생활에 합격선을 주지 않습니다. 필요한 도움을 주고받는지, 관계에 만족하는지, 원치 않는 고립을 경험하는지 같은 질문이 개인에게는 더 직접적일 수 있습니다. 넓은 지인망과 소수의 깊은 관계는 다른 특성을 지니며 숫자 하나로 우열을 정할 수 없습니다.
150명 넘는 지인이 있으면 가설이 바로 반박되나요?
먼저 지인과 지속적 관계를 어떻게 정의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의 목록 한 개로 집단 수준 가설 전체를 판정하기는 어렵지만, 그 가설을 모든 개인에게 적용하는 단단한 상한으로 소개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습니다. 정의와 자료, 불확실성을 함께 설명하는 것이 숫자를 정확하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