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상담 장면을 떠올리면 가운데에 십자 모양으로 카드가 놓이고 오른쪽에 네 장이 세로로 서 있는 배열이 생각나요. 그게 켈틱 크로스예요. 한 장이나 세 장 뽑기에 익숙해진 사람이 다음으로 도전하는 배열이고, 열 장이나 되다 보니 어디서부터 읽어야 할지 막히기 쉬운 배열이기도 해요. 라이더 웨이트 덱을 기획한 A. E. 웨이트도 해설서에 이 배열을 실었어요. 그 설명을 따라 열 자리를 하나씩 살펴볼게요.
타로는 재미와 자기 성찰을 위한 놀이예요. 켈틱 크로스의 마지막 카드가 무엇이든 실제 결과를 정해 주지 않아요. 중요한 결정은 사실과 정보를 확인하고 내리세요.
웨이트가 소개한 '고대 켈트식 점법'
웨이트는 『타로의 그림 열쇠』 3부 7절에 이 배열을 '고대 켈트식 점법'이라는 제목으로 실었어요. 첫 문장에서 그는 이 방법이 '분명한 질문에 답을 얻는 데 가장 알맞다'고 적었어요. 막연히 '내 운세는?' 하고 묻는 배열이 아니라 '이 소송을 해야 할까?'처럼 질문이 또렷할 때 쓰는 배열이라는 뜻이에요. 그는 끝부분에서 이 방법의 장점으로 '복잡하지 않다'는 점을 들었어요. 열 장이 많아 보여도 자리마다 맡은 일이 정해져 있어서 그래요.
시작 전에: 지시자 카드 고르기
원래 방식에서는 카드를 섞기 전에 '지시자'라는 카드 한 장을 먼저 골라 탁자 가운데에 앞면이 보이게 놓아요. 지시자는 질문하는 사람이나 질문의 주제를 대신하는 카드예요. 사람을 나타낼 때는 인물 카드에서 골라요. 웨이트의 기준은 조금 뜻밖이에요. 마흔 살이 넘은 남성은 나이트, 그보다 젊은 남성은 킹, 마흔 살이 넘은 여성은 퀸, 그보다 젊은 여성은 페이지로 정했어요.
수트는 머리카락과 눈 색으로 정했어요. 완드는 금발에 푸른 눈, 컵은 연한 갈색 머리, 소드는 짙은 갈색 머리, 펜타클은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이에요. 20세기 초 영국 독자를 위한 기준이라 한국 독자에게는 거의 쓸모가 없어요. 웨이트 스스로도 이 기준을 너무 틀에 박힌 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덧붙였어요. 겉모습보다 기질을 보고 고를 수 있다는 것이에요. 사람이 아니라 주제를 지시자로 삼아도 돼요. 그가 든 예는 소송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이고, 이때는 정의 카드를 지시자로 놓았어요.
요즘은 지시자를 생략하고 바로 열 장을 놓는 사람이 많아요. 지시자를 빼면 78장 전부가 배열에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어느 쪽이든 지시자를 놓은 다음에는 나머지 카드를 뒤집은 채로 세 번 섞고 세 번 떼는 것이 원래 순서예요.
주제를 지시자로 삼는 방법에도 단서가 붙어 있어요. '소송이 필요할까?'를 물을 때는 정의 카드를 놓지만, '내가 소송에서 이길까?'를 물을 때는 반드시 인물 카드를 지시자로 고르라고 했어요. 앞의 질문은 일에 관한 것이고 뒤의 질문은 사람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런 다음 소송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양쪽에 어떤 결과가 돌아가는지는 배열을 이어서 따로 볼 수 있다고 적었어요. 한 번의 배열에 질문 하나만 담는다는 원칙이 여기서도 보여요.
켈틱 크로스 10장의 자리와 뜻
| 순서 | 웨이트의 표현 | 놓는 곳 | 뜻 |
|---|---|---|---|
| 1 | 그를 덮는다 | 지시자 위 | 질문 전체에 작용하는 영향과 분위기 |
| 2 | 그를 가로지른다 | 1번 위에 가로로 | 장애물의 성격 |
| 3 | 그의 머리 위에 있다 | 지시자 위쪽 | 목표나 이상, 지금 조건에서 닿을 수 있는 최선 |
| 4 | 그의 아래에 있다 | 지시자 아래쪽 | 일의 바탕, 이미 현실이 된 것 |
| 5 | 그의 뒤에 있다 | 지시자가 등진 쪽 | 막 지나갔거나 지나가는 영향 |
| 6 | 그의 앞에 있다 | 지시자가 바라보는 쪽 | 가까운 앞날에 작용할 영향 |
| 7 | 그 자신 | 오른쪽 기둥 맨 아래 | 상황 속에서 질문자의 위치와 태도 |
| 8 | 그의 집 | 기둥 두 번째 | 환경, 주변 사람의 영향 |
| 9 | 희망 또는 두려움 | 기둥 세 번째 | 이 일에 품은 기대와 걱정 |
| 10 | 다가올 것 | 기둥 맨 위 | 앞의 카드들이 만들어 내는 최종 결과 |
1번부터 6번까지가 가운데 십자를 이루고, 7번부터 10번까지가 오른쪽에 아래에서 위로 쌓여요. 5번과 6번의 좌우는 정해져 있지 않아요. 지시자 카드 속 인물이 바라보는 쪽이 '앞'이고 등진 쪽이 '뒤'예요. 웨이트가 책에 실은 그림에서는 지시자가 왼쪽을 보고 있어서 6번이 왼쪽에 놓여요. 지시자가 어느 쪽도 보지 않는 카드라면 시작하기 전에 방향을 미리 정해 두라고 했어요. 지시자를 쓰지 않는다면 왼쪽을 과거, 오른쪽을 가까운 미래로 고정해 두면 편해요.
자리마다 조금 더 풀어 보면
1번과 2번은 한 쌍이에요. 1번이 지금 상황의 공기라면 2번은 그 위를 가로막는 것이에요. 웨이트는 2번에 좋은 카드가 나오는 경우도 설명했어요. 가로막는 힘이 크지 않다는 뜻이거나, 그 자체로는 좋은 일이 이 질문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어요. 2번은 가로로 눕혀 놓기 때문에 정방향과 역방향을 따지지 않고 읽는 사람이 많아요.
3번과 4번은 위아래로 마주 봐요. 3번은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것, 곧 바라는 모습과 지금 조건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결과예요. 4번은 이미 굳어진 것, 질문의 뿌리예요. 3번과 4번이 비슷한 성격이면 바라는 것과 딛고 선 바닥이 이어져 있다는 뜻이고, 크게 다르면 그 틈이 고민의 원인일 수 있어요.
5번과 6번은 시간 축이에요. 지나가는 것과 다가오는 것이에요. 여기서 6번은 '가까운 앞날'이고 10번은 '최종 결과'라는 점을 구분해야 해요. 6번에 탑이 나오고 10번에 별이 나왔다면 곧 흔들리는 일이 있지만 끝은 회복으로 간다고 이어서 읽을 수 있어요.
오른쪽 기둥의 7번과 8번은 안과 밖이에요. 7번은 질문자 자신의 태도이고 8번은 집, 직장, 가까운 사람들처럼 질문자를 둘러싼 환경이에요. 9번은 이름부터 '희망 또는 두려움'이에요. 바라는 일과 겁내는 일이 한자리에 있는 까닭은 둘이 같은 대상을 향할 때가 많아서예요. 합격을 바라는 마음과 떨어질까 두려운 마음은 같은 시험을 보고 있어요.
10번 카드가 애매하거나 인물 카드일 때
웨이트는 마지막 카드를 읽을 때 앞의 아홉 장과 지시자에서 읽어 낸 내용을 모두 담으라고 했어요. 10번은 혼자 떨어진 예언이 아니라 나머지 카드의 합계라는 말이에요. 그래도 10번이 애매해서 결론이 서지 않으면 그 카드를 새 지시자로 삼아 열 장을 한 번 더 놓으라고 했어요. '다가올 것'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방법이에요.
10번에 인물 카드가 나오면 해석이 정해져 있어요. 일의 결말이 그 카드가 나타내는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는 뜻이에요. 이때도 그 인물 카드를 지시자로 놓고 다시 배열해서 그 사람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볼 수 있다고 했어요. 다만 이것은 같은 질문을 답이 마음에 들 때까지 되풀이하는 것과는 달라요. 질문을 '결과가 어떻게 되나'에서 '그 결과를 더 자세히 보면'으로 바꿔 한 번 더 들어가는 것이에요.
초보자가 막히지 않고 읽는 순서
열 장을 1번부터 차례로 읽으면 앞 카드의 내용을 잊어버리기 쉬워요. 짝을 지어 읽으면 훨씬 수월해요.
- 전체를 먼저 훑어요. 메이저 카드가 몇 장인지, 어느 수트가 많은지, 역방향이 얼마나 되는지 봐요.
- 1번과 2번으로 지금 상황과 걸림돌을 한 문장으로 말해요.
- 5번, 1번, 6번을 이어서 과거에서 가까운 미래까지의 흐름을 읽어요.
- 3번과 4번을 견줘서 바라는 것과 실제 바탕 사이의 거리를 봐요.
- 7번과 8번으로 나와 주변이 같은 방향을 보는지 확인해요.
- 9번의 기대와 걱정을 읽고, 마지막에 10번을 앞의 내용과 묶어 결론을 내려요.
처음에는 카드마다 한 문장만 적어 보세요. 열 문장을 이어 붙이면 그게 풀이예요. 켈틱 크로스는 한 번 펼치는 데 시간이 꽤 걸려서 매일 쓰기에는 무거워요. 가벼운 질문은 한 장이나 세 장으로 보고, 오래 고민해 온 문제를 정리하고 싶은 날에 꺼내는 편이 좋아요. 온라인에서 먼저 세 장 배열에 익숙해지고 싶다면 연애, 재물, 직장 타로로 자리별 해석을 연습해 볼 수 있어요.
켈틱 크로스에서 자주 하는 실수
- 10번 카드만 보고 결론을 내려요. 10번은 앞의 아홉 장이 만든 결과라서 따로 떼어 읽으면 뜻이 얕아져요.
- 6번과 10번을 같은 '미래'로 읽어요. 6번은 곧 다가올 일이고 10번은 그 일이 다 지나간 뒤의 결말이에요.
- 9번을 좋은 쪽으로만 읽어요. 이 자리는 희망과 두려움이 함께 있는 자리라서 밝은 카드가 나와도 '기대가 큰 만큼 걱정도 크다'로 읽을 수 있어요.
- 질문 없이 펼쳐요. 웨이트가 첫 문장에 적었듯이 이 배열은 분명한 질문이 있을 때 힘을 발휘해요.
